
최문희 한국재무설계협회장 [사진=팍스경제TV]
한국FPSB가 올해 사단법인 한국재무설계협회(IFPK)로 이름을 바꾸고 새 출발을 알렸다. 무엇보다 국제 기준을 따르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의 제도와 생애주기, 가족 문화 등 현실을 반영한 ‘한국형 재무설계’ 모델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특히 지난해 12월 취임한 최문희 협회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그는 25년간 재무설계 현장에서 활동한 1세대 재무설계사다. 최문희 협회장은 자격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자격인증자들이 실제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AFPK 교재 전면 개편과 한국형 재무설계 표준모델 연구, AI를 활용한 재무설계 사업 등을 통해 자격의 내용을 바꿀 방침이다.
아래는 팍스경제TV와 최문희 협회장과의 일문일답.
▲ 협회장님을 궁금해 하는 분들을 위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한국재무설계협회 회장 최문희입니다. 저는 우리나라 재무설계관련 대표자격증인 AFPK 자격을 2001년 제1회로 취득하였고 이듬해인 2002년에는 국제재무설계사 CFP시험도 1회로 취득한 후 2003년부터는 지금은 대형화되고 상장된 법인들도 있지만 당시에는 생소했던 GA라고 독립보험대리점을 창업하여 독립적인 금융영업과 재무상담과 재무교육들을 하면서 재무설계업을 지속해왔습니다. 이른바 1세대 재무설계사입니다.
지난해 12월 우리 협회의 회장으로 취임하기 직전까지 FLP컨설팅이라고 하는 독립재무설계회사를 경영하며 저 자신도 재무설계 실무를 보면서 후배 재무설계사들을 양성해 왔습니다. 우리 협회가 2000년 출범한 후 25년 동안 재무설계사자격을 직접 취득하고 현장에서 상담해 온 사람이 협회장을 맡은 것은 제가 처음입니다. 그만큼 회원들의 기대가 크고 저 역시 상당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 취임 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과제는 무엇인가요.
취임 이후 중점을 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자격에 대한 신뢰입니다. 점점 사람들의 금융에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고, 금융회사 취업을 희망하는 취준생들의 경쟁도 치열합니다. 그에 비례하여 금융관련 자격증도 많이 생기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럴 때 일수록 자격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무작정 자격증 합격자 수를 늘리는 것보다는 그 자격증이 얼마나 실력있고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기여 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리 협회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자격증 취득을 위한 사전교육을 의무화하고 있고, 취득 후에도 계속 교육을 필수로 한 갱신절차와 윤리규정과 징계규정을 갖고 자율규제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자격에 대한 대국민 신뢰향상을 위하여 이런 엄격함을 계속 유지할 것입니다.
둘째는 한국형 재무설계의 정립입니다. 첫 시작은 해외에서 도입하였지만, 이제는 우리 사회의 제도와 현실에 맞는 재무설계 모델이 필요한 때라고 봅니다. 국제표준에 기반하면서 우리 현실을 반영한 한국형 재무설계 모델을 정립하겠습니다. 셋째는 자격자가 실제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입니다. 자격증이 이력서 한 줄로 끝나지 않고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 잡도록 하는 것, 즉 우리 협회가 자격증 인증기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재무설계 업을 주도하는 기관으로 진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 협회에 변화가 있었습니다. 회원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올해 2월 법인명을 ‘사단법인 한국FPSB’에서 ‘사단법인 한국재무설계협회’로 변경했습니다. 배경을 말씀드리면, 그동안 국제 FPSB와 CFP 자격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자격을 운영해 왔습니다. 그 계약이 종료되면서 이제는 우리 손으로 자격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독립 기관이 되었습니다. 회원들에게 어떤 의미냐고 물으시면 두 가지라고 답합니다. 하나는 ‘자격의 주인이 우리가 됐다’는 것입니다. 교재도, 시험도, 계속교육도 한국 현실에 맞게 우리가 직접 바꿀 수 있게 됐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마음대로 주먹구구식으로 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개인재무설계 분야에는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국제표준이 이미 있습니다. ISO, 국제표준화기구에서 2005년에 재무설계를 국제표준화했고 우리나라는 ISO회원국으로 KS S ISO22222라는 규정에 그 내용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우리 협회는 KS S ISO22222에 기반하여 한국형 현실을 반영한 AFPK교재를 만들고 있습니다. 또 다른 의미는 그만큼 책임이 커졌다는 것입니다. 국제 브랜드에 기대지 않고 우리 자격의 실력으로 신뢰를 증명해야 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재무설계 현장에서 25년을 보낸 자격인증자 회원인 제가 이 시점에 회장을 맡게 된 것 같습니다.
▲ 한국재무설계협회(IFPK)에 담은 철학과 비전,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이름을 정하면서 가장 오래 붙들었던 질문은 ‘국민들이 우리 이름만 듣고 우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있는가’였습니다. FPSB라는 이름은 자격인증자들은 알고 있지만, 정작 금융소비자에게는 매우 낯선 영문 약자였습니다. 그래서 ‘재무설계’라는 우리 일을 이름 맨 앞에 세웠습니다. 영문명은 IFPK, Institute of Financial Planning Korea입니다. 보통의 협회의 경우 ‘Association’을 일반적으로 많이 쓰지만 ‘Institute’를 쓴 데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회원들의 모임을 넘어, 한국 재무설계의 표준과 교육, 윤리 기준을 연구하고 세우는 기관이 되겠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기존과 가장 달라진 점은 ‘역할’입니다. 예전에는 국제 기준을 국내에 들여와 전달하는 역할이 컸다면, 이제는 한국의 기준을 우리가 직접 만들고 그것을 국제 표준과 나란히 맞춰 나가는 자리에 섰습니다. 받아쓰던 기관에서 써 내려가는 기관으로 바뀐 것, 그것이 새 이름에 담은 가장 큰 변화입니다.
▲ 브랜딩 프로젝트에 담아낸 정체성과 역할을 알려주세요.
로고를 바꾸는 일은 사실 브랜딩의 결과물이지 출발점이 아닙니다. 저희가 먼저 한 일은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를 다시 정의하는 것이었습니다. 협회의 목적은 정관에 분명히 적혀 있습니다. 개인재무설계를 국민 생활 속에 보급하고, 가계 경제가 건전하게 운용되도록 해서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입니다. 저희는 이 문장을 국민의 언어로 다시 풀었습니다. 오늘 인터뷰 주제이기도 한 ‘K-재무설계로 모두가 든든한 세상을 만들어갑니다’라는 메시지가 그 결과입니다.
새 브랜드에는 세 가지를 담았습니다. 첫째, 사람과 생애를 중심에 둔다는 것입니다. 재무설계는 돈을 굴리는 일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을 설계하는 일입니다. 둘째,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전문성입니다. 셋째, 한국의 현실에 뿌리를 둔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홈페이지와 교육 채널, 자격 인증서까지 순차적으로 새 브랜드로 정비해서, 온 국민들이 ‘AFPK 자격을 가진 사람이라면 믿고 상담받아도 되겠다’고 느끼실 수 있도록 만들어 가겠습니다.
▲ 한국형 재무설계는 왜 필요하고, 어떤 개념인지 궁금합니다.
지난 5월 15일 여의도에서 한국FP학회와 공동으로 춘계 심포지엄을 열었습니다. 주제가 바로 ‘한국형 재무설계 정착 과제’였습니다. 왜 굳이 ‘한국형’이냐 하면, 앞서 말씀드린 대로 재무설계의 절차 자체는 국제표준이 있습니다. 고객의 목표를 파악하고, 재무 상태를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실행하고,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프로세스는 어느 나라나 같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 들어가는 내용은 나라마다 다릅니다.
우리나라는 부동산 중심의 자산 구조와 급속한 고령화, 복잡한 세제와 높은 교육비·가족 부양 부담 등 특수한 재무 환경을 갖고 있습니다. 해외 교과서를 그대로 옮겨서는 우리 국민의 문제를 풀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형 재무설계란, 국제표준의 절차 위에 한국의 제도와 생애주기, 가족 문화를 반영한 진단 기준과 해법을 얹은 모델을 말합니다. 심포지엄에서 이번 자리가 한국형 재무설계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지금도 같은 생각입니다.
▲한국형 재무설계를 위한 협회의 구체적 준비를 알려주세요.
네 가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연구입니다. 재무설계분야 전문 교수님들의 학회인 한국FP학회와 공동으로 한국형 재무설계의 표준 모델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심포지엄에서 다룬 세 축, 즉 한국형 재무설계 정착의 방향, 현장 전문가에게 필요한 실무 역량, 전문인력 교육 체계를 그대로 후속 과제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둘째, 교재입니다. AFPK 교재를 전면 개정하기로 하고 집필진을 공개 모집했고, 지난 6월 16일 20명의 저자분들과 킥오프 미팅을 가졌고 현재 한국형 재무설계를 위한 교재개발 작업이 한창 진행중입니다.
셋째, 품질 관리입니다. 자격에 대한 신뢰는 결국 자격을 엄정하게 관리하는 힘에서 나옵니다.우리 협회는 윤리 기준과 징계 절차를 운영하며 지정교육기관들과 자격인증자들에 대한 자율규제기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이 절차를 더 명확하고 투명하게 하기 위한 규정 정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넷째, 기술입니다. 지난 7월 30일 AI 자산관리 기업인 쿼터백그룹과 디지털 기반 평생자산관리 서비스 업무협약을 맺고 마이데이터 분석과 AI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진단 도구를 AFPK 자격인증자들이 일정기간 무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도 우리 자격자들을 위한 기술지원 사업을 계속해나갈 예정입니다.
▲중점 추진 사업과 하반기 주요 계획,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은 무엇인가요.
먼저 자격 사업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지난 3월 치른 93회 AFPK 시험에는 3,026명이 응시해 787명이 합격했습니다. 응시자가 전년보다 600명 넘게 늘었고, 최연소 합격자가 17세, 최고령 합격자가 70세였습니다. 그만큼 재무설계에 대한 관심층이 점점 더 넓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난 8월 22일에는 94회 시험을 치렀고, 11월 21일에는 올해 세번째 시험이 치러집니다. 하반기 계획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한국형 재무설계 표준모델 연구입니다. 재무설계분야의 교수님들이 활동하시는 한국FP학회에 여러 연구용역들을 드렸고 계속 이어나갈 것이고 한국형 재무설계에 기반한 AFPK교재에 반영할 것입니다. 둘째, 미래의 재무설계전문가를 미리 준비하는 차원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AI 재무설계 사례 공모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국에 AFPK과목을 학교에서 가르치겠다고 지정교육기관 계약을 맺은 대학교가 40개입니다. 이들 지정대학들을 중심으로 전국의 대학생들 대상으로 AI를 활용한 재무설계 사례 공모전을 9월 1일부터 시작해서 12월에 수상자들을 선발하여 시상할 것입니다.
셋째, 금융어드바이저 사업입니다. 경기도 및 6대 광역시 등에 거주하는 만 19세~39세 청년 2,050명을 대상으로 재무상담을 실시하는 사업인데, 금융산업공익재단이 주관하고 우리 협회가 수행기관입니다. 넷째, 공공재무상담전문가 과정을 개설할 예정입니다. 금융어드바이저 사업을 포함하여 지금 정부는 모두를 위한 재무상담이라고 해서 대국민 재무상담과 재무교육 사업을 계속 확장 해나가고 있습니다. 공공의 영역에서 선도하고 있는 재무상담사업 수행하는 기관들이 상담사들에게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필수자격증에 AFPK자격증이 있습니다.
그런데 자격증은 있지만 실전 재무상담 경험이 없는 AFPK자격인증자들이 이런 상담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수준 높은 상담을 제공할 수 있는 재무상담 실무과정을 준비중입니다. 이 가운데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자격의 내용을 바꾸는 일’입니다. 이름을 바꾸고 로고를 바꾸는 것은 시작일 뿐입니다. 진짜 변화는 AFPK 자격자가 배우는 내용과 상담하는 방식이 우리 국민의 현실에 맞게 바뀔 때 완성됩니다. 그렇게 해서 ‘K-재무설계로 모두가 든든한 세상’, 그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